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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친 내 모습과 나의 사람들을 사랑해도 될 거 같다 언제부턴가 가을은 여름과 겨울의 친구보다는 손님으로, 점점 어색한 이방인으로 느껴진다. 따가웠던 여름 햇빛과 후덥지근했던 공기가 머물던 곳에 가을이 들어와 이곳을 대충 쓱 훑고 지나간다. 알록달록한 단풍은 산에서도 거의 보이지 않고 구멍 송송 뚫리고 갈라져 못다한 생에 미련을 가진듯 애매한 누런 푸른색을 보여주며 간신히 바스락 소리를 내지만 이내 짓이겨져 결국 한 꼬집도 안 되는 가루가 된다. "이럴 줄 알았으면 많이 봐둘걸" 이란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한 계절의 만연함에 색안경을 낀 나를 돌아보며 다시 반성한다. 다시 새록새록 나오는 잎들은 더 예쁘게 바라보고, 다른 것에 의해 흔들리고 떨어져야만 고유의 소리를 내는 그 헌신적이고 기구한 생명의 소리에 더.. 2021. 11. 2.
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3) - 드디어 다가온 수술 날, 고통의 시작 서울대병원에서 인대 파열 수술한 이야기 (3) - 드디어 다가온 수술 날, 고통의 시작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1) - 사건의 발단과 코로나 19 검사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2) - 입원과 수술준비 드디어 다가온 대망의 생애 첫 수술날.나는 첫 타임인 08시 수술이었다.아침 수술의 이점이라면 공복을 취침시간 때 유지하고 일어나서 바로 수술할 수 있다는 거, 다음날 두려움에 떨 시간이 적다는 거, 수술방에서 대기하는 동안 현실을 자각해 아침의 몽롱한 기분을 바로 떨쳐버릴 수 있는 거(?) 정도 있겠다. 이 날은 긴장해서 그런지 부대 기상시간에 눈을 떴다. 평소에 자다가 깨면 물 마시는 습관이 있었는데 금식 때는 물도 못마니시까 아침에 목이 여간 타는 게 아니었다. 침대에서 일.. 2020. 6. 3.
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2) - 입원과 수술준비 서울대병원에서 인대 파열 수술한 이야기 (2) - 입원과 수술 준비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1) - 사건의 발단과 코로나 19 검사 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3) - 드디어 다가온 수술 날, 고통의 시작 멀고 험한 과정을 거쳐 드디어 입원하게 된 서울대병원.아침에 코로나 19 음성결과를 받고 슬슬 입원한다는게 실감 났고생애 첫 수술에 입원도 처음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병원 가는 길은 긴장 그 자체였다. 본관 2층에서 입원 수속을 하고 내가 배정된 병동 간호사실로 갔다.생활수칙을 비롯해 내가 받아야 할 여러 검사에 대해 안내받고내 정보가 있는 팔찌와 보호자용 목걸이를 지급받았다. 팔찌에 있는 QR코드나 바코드로 병동 자동문을 열 수 있다. 물론 방수 재질. 보호자 목걸이에도 환자.. 2020. 5. 25.
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1) - 사건의 발단과 코로나 19 검사 서울대병원에서 인대 파열 수술한 이야기 (1) - 사건의 발단과 코로나 19 검사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2) - 입원과 수술준비서울대병원에서 인대파열 수술한 이야기 (3) - 드디어 다가온 수술 날, 고통의 시작 20. 5. 24발목 인대 파열로 이번 주 월요일부터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.왼쪽 발목 바깥쪽 인대 세 개가 파열됐다는데 2월쯤 부대에서 제설하다가 다친 이후 상태를 지켜보다가결국 수술을 결정했다.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부대에서의 계속된 작업과 훈련으로 발목이 나빠지고 관리도 제대로 안되니 사달이 났나 보다. 2월에 제대로 다치고 군 병원에서 MRI 촬영 대기 한 달, 결과 나오는 데는 2주 더 기다렸다.군 병원에서는 인대 하나가 늘어나고 해졌으니 4주간 물리치료를 받.. 2020. 5. 25.